디데이

캠프를 시작하기 전에는 솔직히 자신만만했다.

나는 원래 공부를 잘 하는 편이기도 하고 공부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어서 공부를 많이 해야 된다는 경고를 여러번 들었지만 자신만만하게 신청 버튼을 자진해서 눌렀다.

나는 공부할게 하나도 없을 줄 알고 집에서 수학 문제집을 엄청 많이 싸들고 왔다.

하지만 첫날 강당에 모여서 단어 60개를 외우라고 할 때는 ‘이걸 매일 해야하는 건가’하며 절망에 빠졌다.

그래도 다행히 다 외우고 잠자리에 들었다. 첫째날 수업은 끝이 나지 않을 정도로 느리게 갔다.

하루가 일주일, 아니 한달보다 더 늦게 지나갔다. 우리는 느리게 지나가는 날들을 세며 칠판에 디데이를 썼다.

처음에는 D-24, D-23, D-22... 변화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지만 며칠이 지나니 드디어 D-19가 왔다.

아직도 남은 시간은 19일이었지만 우리 마음은 일주일도 넘게 버텨냈다고, 앞으로 19일만 지나면 된다고 조용히 스스로에게 위로의 말을 건냈다.

일주일동안 즐거운 일도 많았지만 숙제에 대한 부담감으로 힘들었던 마음이 잠시만이지만 편해졌다.

일주일이 지나니까 그 다음 한주는 더 빠르게 지나갔다. 서로 친해져서 이야기도 더 많이 하고 숙제와 공부도 더 익숙해졌다.

D-19가 지나자 우리가 기다린 날은 D-9였다. 이번 열흘은 주말도 즐거웠고 수업도 재미있었다.

공부하는 것과 생활하는 것이 즐거워지면서 디데이를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시간이 물처럼 흘러갔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이동수업을 시작했다.

같이 24시간을 지내던 친구들과 떨어지니까 아쉬웠는데 공부도 더 열심히 하게 되고 새로운 친구들도 많이 사겼다.

그러던 중 D-9이 왔다. 다들 한자리수로 내려갔다는 사실에 열광했다. 시간은 더 빨이 지나가 D-2가 왔다.

우리는 디데이를 기다렸고 지금도 기다린다. 하지만 정말 이상한게 D-24일때는 D-1을 기다렸는데 지금 D-1이 되고 보니 너무 너무 아쉽다.

이번 한달은 정말 슬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고, 즐겁기도 했다.

굉장히 유익했고 D-1이라는것은 많이 아쉽고 집으로, 각자 나라에 돌아가서도 더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우리의 진정한 디데이는 아직 한참 남았으니까.

[본 게시물은 제5회 1차 글로벌캠프 참가자 학생이 익명으로 작성한 후기를 옮겨 놓은 것입니다]